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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일까요? 방사성 폐기물이란

무엇일까요? 방사성 폐기물이란 애매한

용어인데요, 종류도 다양하고 구분하는 기준도 나라마다 제각각입니다. 그래도 일반적으로는 폭넓게 세 종류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방사성 폐기물의 90%는 저준위 폐기물로,

핵시설에서 쓰인 도구나 장갑, 쓰레기 같은 것인데, 약간 오염되서 잠깐 동안 방사능을 방출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폐기물은 보통 그냥 처리해도 될 정도로 안전합니다. 방사성 폐기물의 7%는 중준위 폐기물로, 대부분 위험한 방사성이 생길 때까지 원자로 근처에 있었던 물질들입니다.

제대로 다루면 안전하게 묻히거나 녹여져서 유리나 콘크리트에 섞인 뒤 땅 속 깊이 저장됩니다. 즉 방사성 폐기물의 97%는 다른 산업폐기물과 비슷한 셈이죠. 좋은 건 아니지만, 그닥 나쁘지도 않습니다. 충분히 처리할 수 있으니까요. 문제는 나머지 3%입니다.

고준위 폐기물은 원자로에서 쓰인 고농축 연료입니다.

처음에는 우라늄이었지만, 지금은 방사선을 내뿜는 위험한 원소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엄청나게 뜨겁고 다루기도 쉽지 않죠. 이걸 우주로 쏘자는 겁니다. 현재 지구상에는 원자력 발전소 약 440기가 가동되고 있으며

매년 약 11,000톤의 고준위 폐기물을 배출합니다. 1954년부터 지금까지 약 40만 톤의 위험한 방사성 폐기물이 쌓였습니다. 대부분의 국가는 이 폐기물을 처리하려 하지 않고 나중에 해결할 문제로 미루기만 하고 있습니다. 좋아요! 그럴 거면 우주로 쏘아올립시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우주는 큽니다. 아무도 살고 있지 않는다는데, 이 골칫거리를 처리하기에 딱 좋겠네요. 다만 작은 문제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번째 문제점: 세상에 공짜란 없다 우주비행이 점점 저렴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엄청난 비용이 드는 것은 여전합니다.

지구 저궤도에 물건을 올리는 것만 해도 1킬로그램당 약 4000달러가 듭니다. 이게 얼마나 비싸냐면, 핵연료 1킬로그램을 채굴하고 정제하여 제조하기까지 드는 비용이 약 1600달러입니다. 그러니 폐기물을 우주로 쏘아올린다면 원자로용 핵연료의 비용은 껑충 뛸 것이고, 그만큼 전기세도 올라갈 것입니다. 원자력 발전소 하나의 폐기물을 우주로 쏘는 데만 매년 적어도 1억 달러가 소요될 것입니다.

440여 기 원자력 발전소의 폐기물을 모두 처리하려면 우주 발사에만 매년 약 440억 달러가 소요될 것입니다. 여기에 폐기물의 봉인, 운송, 보안 등의 비용도 추가되겠죠. 그러면 돈이 얼마나 들던 상관 없다고 칩시다. 현재로서는 폐기물을 전부 우주로 쏘고 싶다고 해도 쏠 수 없습니다.

로켓이 부족하기 때문이죠.

2021년에 있었던 우주 발사는 135건으로, 이는 신기록입니다. 이 로켓을 전부 압수해서 방사성 폐기물로 가득 채운다면, 가장 가까운 궤도인 지구 저궤도로 나를 수 있는 폐기물의 양은 거의 800톤입니다. 오늘날의 폐기물을 다루는 데만 로켓이 지금보다 적어도 14배는 더 필요할 것입니다.

임시로 저장되어있는 수십만 톤의 오래된 폐기물은 둘째치더라도요. 거대한 독성 우주 쓰레기차 수요를 맞추기 위해 새로운 우주산업을 통째로 만들어내야 할 것입니다.   이게 다가 아닙니다! 두번째 문제점: 우주는 어려워

방금 한 계산은 대부분의 로켓과 인공위성이 있는 지구 저궤도를 가정한 것입니다.

지구 주변의 우주공간에 쓰인 핵연료 수천 통을 뿌리면

우주쓰레기 관리와 인공위성 충돌 예방은 악몽이 될 것입니다. 그런 데다가, 지구 저궤도에는 아직 대기권이 희미하게 남아 있어서 공기 저항이 약간 있는데, 이 때문에 쏘아올린지 수 년 만에 방사성 폐기물이 하늘에서 빗발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걸 전문 용어로 심각한 문제라고 합니다.

그러면 폐기물을 더 멀리 쏘면 되겠네요. 예를 들어, 만약 폐기물을 달로 보낸다고 하면, 로켓이 훨씬 많이 필요하거나 훨씬 더 큰 로켓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러면 비용은 또 비싸지겠죠. 아폴로 임무에 쓰인 새턴 V로켓을 한 대 발사하는데 오늘날 돈으로 약 15억 달러가 들고,

지구에서 달까지 약 43.5톤을 나를 수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매년 새턴 V를 약 260번 발사해야 합니다. 달을 표적삼아 핵물질이 가득 담긴 로켓을 쏘면 달이 좀 어지러워지는건 당연지사고요. 그러면 표적이 없으면 되지 않을까요? 우주는 텅텅 비었는데, 굳이 목표를 삼을 필요는 없잖아요.

다들 예상하셨겠지만, 아무 방향으로나 폐기물을 쏘는 것도 나쁜 생각입니다. 궤도는 돌고 돌기 때문에 언젠가는 출발한 곳으로 돌아오게 되어있습니다. 아무렇게나 폐기물을 발사하면, 언젠가 하나쯤은 돌아올 것입니다. 그러니 폐기물을 우주 깊숙히 쏴야겠죠. 그러려면 달 로켓보다도 크고 비싼 로켓이 필요하게 됩니다.

그렇게 한다고 해도 완전 안전해지는건 아닙니다. 지구는 먼 미래에 이 폐기물을 맞딱트려 아름다운 방사성 먼지 별똥별을 감상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폐기물을 태양으로 쏘면 되지 않을까요? 아이러니하게도, 태양을 맞추는 것은 꽤나 어렵습니다.

태양의 중력이 굉장히 강한 것은 맞지만,

로켓을 비롯해 지구에 있는 것은 모두 태양을 기준으로 움직입니다.   즉, 로켓은 태양 주위을 공전하던 속도를 모두 없애야만 공전을 멈추고 태양에 닿을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로켓을 아예 태양계 밖으로 보내는 것이 오히려 태양으로 보내는 것보다 쉽습니다.

태양으로 보내든 태양계 밖으로 보내든 더욱 더 큰 로켓이 필요할 겁니다. 아마 역사상 최대의 로켓이 되겠죠. 젠장, 먹히는 게 아무것도 없네요. 문제는 상황이 이보다도 심각하다는 것입니다. 세번째 문제점: 로켓이 화르르르

로켓 공학은 아폴로 임무를 하던 시절보다 훨씬 발전했습니다. 요즘 로켓은 꽤 안전합니다. 예전에 쓰던 독성, 폭발성, 발암성 연료를 액체 산소에 수소나 케로신을 섞은 훨씬 안전한 혼합물로 대체했습니다. 심지어 최신형 로켓은 자동 착륙해서 재사용도 가능합니다.

그런데도 2021년에 있었던 발사 146건 중 11건은 실패했습니다. 즉 위험한 고준위 폐기물을 탑재한 로켓 중 상당수가 발사대에서 폭발하고, 최악의 경우에는 고고도에서 분해되거나 극초음속으로 추락할 것입니다. 사고 하나하나가 체르노빌의 축소판인 셈인데, 방사능이 콘크리트 밑에 묻혀 있던 체르노빌 사고와는 달리, 대기를 타고 멀리 퍼질 겁니다.

방사성 입자가 바람을 타고 멀리 퍼질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 바다에 떨어지겠지만 일부는 사람 사는 곳에 떨어지겠죠. 밭을 뒤덮어 우리가 먹는 음식에 농축될 수도 있고, 지하수를 오염시킬수도 있습니다. 참 심각한 일입니다. 대규모 핵참사가 정기적으로 일어난다고 생각해보세요.

사람들이 안 좋아하겠죠?

결론 및 주관적 견해 방사성 폐기물은 참 무섭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두려움과 폐기물을 우주로 보내는 것 같은 나쁜 대책은 우리가 위험 수준을 평가하는데 얼마나 미숙한지 보여줍니다.

우라늄이나 라돈같은 방사성 원소의 최대 배출자는 사실 석탄이기 때문이죠. 매년 수백만 톤의 석탄을 태우면 부산물로 재가 남는데, 이 재에는 약 36,000톤의 방사성 물질이 담겨있습니다. 고준위 폐기물보다는 방사성이 덜하지만,

양이 훨씬 많고 제대로 처리되지도 않습니다.  

이런 재의 일부는 필터에 걸러지지만,

대부분은 다시 광산으로 들어가서 땅 속으로 스며들거나, 무더기로 쌓여서 바람에 실려가거나, 물에 버려져서 강이나 호수로 흘러갑니다. 이런 잿더미 반경 1.6 km 이내에 살면

암 발병 확률이 안전한 수준보다 최대 2000배 높아진다고 합니다. 석탄재에 포함된 중금속같은 여타 독극물이나 석탄 발전소의 엄청난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잊을 수 없습니다. 원자력 발전에는 분명 단점이 있고 현재의 원자력은 과도기적인 기술일 수도 있지만, 원자력은 석탄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화력 발전소보다 더 거센 반대에 부딪칩니다.

방사성 폐기물 및 방사성 폐기물의 처리 기피 현상은 문제가 맞습니다. 하지만 해결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땅 속 깊이 묻거나 새로운 핵연료로 재처리하는 등 해결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있습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든 한 가지는 분명했으면 좋겠습니다. 방사성 폐기물을 우주로 쏘는 것은 진짜 나쁜 생각입니다.